나는 굉장히 성공했다라고 답했다
10년전 쯤, 마크제이콥스를 만났다. 새 가방이 나와서였든지 루이비통의 새로운 가게가 문을 열어서였든지, 둘 중 하나였겠지만 정확하지는 않다. 아시아 여러 도시에서 모인 에디터들은 크래커 위에 연어와 올리브를 올린 알량한 브런치를 먹으면서 그를 기다렸다. 예정된 시간보다 훨씬 늦게, 하얀 곰이 잔디를 밟는 것 같은 귀엽고도 둔한 움직임이 느껴지고 곧 마크 제이콥스가 방으로 들어왔다. 희색 셔츠와 남색 브이넥 니트, 주름 장식이 없는 회색 울 바지, 아디다스 스탠 스미스 운동화. 그 즈음의 그는 줄창 신고 다니던 분홍색 컨버스를 버리고 꽤 오랫동안 스탠 스미스만 신고 있었다. 끝이 고불고불한 약간 긴 머리를 연신 귀 뒤로 넘기면서 그는 대체로 부끄러운 듯, 가끔씩 큰 소리로 웃었다. 에디터들이 손을 들면 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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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7. 3. 16. 14:1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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